推敲[1]

당신이 작가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순수 우리말로는 '글 다듬기'라고 한다. 글을 몇 번이고 교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고사성어이기도 하다. 유래는 다음과 같다.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말을 타고 길을 가다가 문득 좋은 시상(詩想)이 떠올라서 즉시 정리해 보았다. 제목은 '이응(李凝)의 유거(幽居)에 제(題)함'으로 정하고, 다음과 같이 초(草)를 잡았다.

閑居少隣竝(한거소린병) 이웃이 드물어 한적한 집

草徑入荒園(초경입황원) 풀이 자란 좁은 길은 거친 뜰로 이어져 있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못 속의 나무에 깃들고

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이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초를 잡고 나니 결구(結句)를 민다(推)로 해야 할지, 두드리다(敲)로 해야 할 지를 이리저리 궁리하며 가다가 자신을 향해 오는 고관의 행차와 부딪혔다. 그 고관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의 한 사람이며 부현지사(副縣知事)인 한유(韓愈)였다. 가도는 먼저 길을 피하지 못한 까닭을 말하고 사과했다. 역시 대문장가인 한유는 뜻밖에 만난 시인의 말을 듣고 꾸짖는 것은 잊어버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윽고 말했다. "내 생각엔 두드리다가 좋을 듯하네."
이후 이들은 둘도 없는 시우(詩友)가 되었다고 한다.
이 고사로 인해 퇴(推)와 고(鼓) 두 자 모두 문장을 다듬는다는 뜻이 전혀 없는데도 그러한 뜻을 지니게 되었다.

작가라면 기본적으로 하게 되는 작업. 자신이 쓴 글이 맞춤법에 맞는지, 사실관계가 맞는지, 문장이 이상하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하며, 작가가 완전히 맞췄다고 생각해도 편집부에서 다시 교정하는 일도 빈번하다. 소설이나 라이트 노벨, 만화의 경우 설정오류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퇴고를 산통에 비유하는 작가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고가 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명작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양판소그런 거 없다.

위키위키 작성자들의 주 업무이기도 하다. 각 문서를 시나브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위키니트가 되는 거야.

퇴고는 초고와는 달리 여유롭게 해야 하며 편하게 마음 먹고 해야 한다. 물론 마감이 코앞이면 그런 거 없다. 일간지 교열은 마감의 진수를 극명하게 잘 보여준다. 일간지 교열을 하다 보면, 어느새 속독달인이 된 자신을 볼 수 있다. 원고지 20~30매 분량의 기사를 10분 안에 읽어 넘겨야 하니...

  1. 본래 한자음은 추고. 다만 이 글자는 '퇴'나 '추' 어느 쪽으로나 읽을 수 있다. 비천어검류의 기술인 '용추섬'을 '용퇴섬'으로 읽는 것과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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